* 2018년 미지북스에서 나온 천관율의 [천관율의 줌아웃]에서 관련된 내용을 정리함. 

'관여'는 서로를 이익이 되는 관계로 묶어 평화를 증진하자는 안보 전략으로, 교류를 통해 서로 이익을 얻는 국가끼리는 전쟁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평화의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단, 평화의 가치가 높아져도 북한 정권의 핵심인 핵의 가치보다 높아질 수는 없다. 햇볕정책은 관여에 집중한 전략이다.

반면 봉쇄론은 북한에게 핵은 한 번 꺼낼 때 마다 짭짤한 보상이 들어오는 카드이며, 정당성 확보의 유일한 보루다. 핵 위기 때마다 북한은 '에너지 제공'이나 '테러지원국 해제'같은 선물을 챙겼고, 핵 폐기라는 마지막 숙제 앞에서는 다시 어깃장을 놓았다. 핵을 놓지 않으면 정권이 붕괴된다고 느끼지 않으면 북한은 변하지 않는다. 봉쇄론은 봉쇄가 불러올 긴장 고조를 버티고 감당해야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봉쇄론은 두가지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중국은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봉쇄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 체제의 안정과 한반도의 현상 유지가 북한의 핵 위협보다 우선이다. 사드 배치 논의로 한미동맹이 중국 안보에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북중 공조의 전략적 가치는 오히려 높아졌다. 

둘째, 중국의 마음을 돌리고, 북한이 정말 핵 포기의 필요성을 느꼈을 때, 북한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가 하는 문제다. 안보 전략은 기본적으로 한반도 전쟁 방지라는 대전제를 위해 필요하다. 북한이 전면전을 택할 경우 생존 가능성은 0%이지만, 전쟁 위기의 집단 의사 결정에 합리성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봉쇄론을 지지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이 비현실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며, 이는 북한에 대한 고무 및 찬양에 해당된다.

글쓴이가 천관율이므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잘 쓰여진 글을 읽는 기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봉쇄론을 분석한 만큼 비슷하게라도 관여에 대해서 분석했어야 한다. 지나치게 치우친 점이 실망스럽다. 여기까지 보수를 돌아보는 부분이었고, 뒤에서는 진보를 돌아보지만, 보수를 볼 때보다 그 눈끝이 훨씬 부드러움을 나만 느낀 것은 아닐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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