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서 머리가 아팠다. 영화의 흡인력이 너무 강력해 2시간동안 집중을 했고, 감상을 정리하고 싶은데 감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좋은 의미로 술이 땡기는 영화였고, 한껏 취해 죽다 살아났다. 순전히 컨텐츠가 주는 재미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얼마 전에 <어벤저스> 때문에 난리였던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쉽게 설명하는 것이 잘 아는 것' 이 내 좌우명 중에 하난데, 봉준호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정말 잘 안다. 아주 심플한 장치들 (미장센, 대사, 음악)로 완벽한 설명을 한다. 무지한 내 눈에 잘 보이는 것들만 쫓아가도 2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그 외에는 기사를 보거나 리뷰들을 보면서 새로운 차원의 깊은 해석들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재밌다.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는게 어떤 의민지,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내 기준에서는 2시간동안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는 컨텐츠로서는 100점짜리라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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