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멘토께서 백종원 유튜브 칭찬을 하셨다. 나도 동의하면서 다른 얘기를 꺼냈다. 저런 고수들이 널려있는데, 당최 나 같은 하수는 저렇게 대놓고 보여주는 그들의 장점을 어떻게 배우고 흡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의 멘토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음, 미분, 적분을 검색해보고 사람 사는데 적분은 언제, 미분은 언제, 해야할지 함 생각해봐요."

미분과 적분을 모르는 것이 아닌데도 이해가 잘 안갔다. 아니,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붙잡고 알아내고 싶은 말이었다. 미분은 잘게 쪼갠다는 뜻이다. 변화량을 잘게 쪼개 전체의 크기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그 기울기를 알기 위한 공식이다. 적분은 나누어 쌓는다는 뜻이다. 변화량을 쌓은 변화의 합계는 얼마인지, 그 면적이 얼마인지를 알기 위한 공식이다. 이렇게 알고 있으니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을 수밖에.

둘의 상관관계도 볼까. 미분은 기울기, 적분은 면적이다. 미분은 변화량, 적분은 변화의 합이다. 미분과 적분은 서로 역의 관계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오태식은 "적분은 미분 거꾸로 한 거, 미분은 적분 거꾸로 한 거." 비슷한 말을 했다. 뭐 그게 맞다.

쪼개고 합치는 개념이라 그런지 시간에 관해서 먼저 감이 온다. 시간을 잘게 쪼개 어떤 순간과 매일을 살 것인가, 그리고 그것들이 쌓인 언덕을 돌아봤을 때,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지금 내가 죽는다면 나는 미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고, 턱없이 낮은 적분을 하며 후회하며 죽거나 그 짧은 적분을 할 새도 없이 죽을 수도 있다.  둘은 역의 관계인데 둘중에 우선순위가 있을까? 최선을 다해 미분하며 적분에서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삶은 지나치게 조급한 것인가? 미분도 잘하고 적분도 잘하려는 것은 나같은 둔재에겐 너무 과한 욕심일까?

대개 나를 망치는 것은 초조함이지만,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내가 내린 결론은 똑같다. 미분은 실패해도 적분은 성공하고 싶다. 그리고 성공한 적분은 역시 성실하게 성공해온 미분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분이 개판인데 적분이 만족스러울리 없다. 다만, 여유로운 태도가 도움이 될 것임은 확신한다. 여유를 갖되, 낭비를 하지 말자.

젠장, 대충 초딩때 한 번쯤은 일기장에 썼을 것 같은 내용이다. 그렇게 나의 20년 적분이 허무하게 끝나는 새벽이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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