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유튜브 피드에 빌스택스의 영상이 올라와서 이를 보게 되었다. 영상을 보기 이전에는 나도 마약사범을 세금으로 치료한다는 개념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빌스택스의 영상이 높은 설득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빌스택스는 정말 오랫동안 플레이어로서 살아남은 사람이고, 올드해지지 않고 항상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사람이었기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래퍼 중의 한 명이었다. '꼰대'가 되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인플루언서로서 그의 영향력이 엄청 크기에, 이런 대화의 물꼬를 틔운 것이 중요하고 멋진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첫 영상이라 그런지, 중간에 개논리가 섞여있어서 아쉬웠다. 

빌스택스는 2006년과 2015년에 마약 투입(?)으로 조사를 받았고, 자녀 문제 등으로 불구속 기소되어 처벌을 받았다. 이제 나름의 '자숙' 기간이 끝나고 활동을 재개하는 모양이다. 썸네일에 나와있는 <중국처럼 사형이 답이다> 같은 여론에 대해 인스타 스토리로 <굶어 뒤지라는 거냐?>는 얘기를 했다. 이에 대해 논란이 거세지자 이를 잠재울 겸,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한 것 같다. 

빌스택스의 주장 요약 

"나는 잘못한 것이 맞고, 마약을 옹호하지 않는다. 마약 문제는 수감과 처벌이 아니라, '치료'와 '재활'이 답이다. 사회에서 격리시킨다고 마약사건이 줄어들지 않는다. 누구나 중독자가 될 수 있고, 그들은 끊고 싶지만 의지보다 마약의 중독성이 강력하다. 교도소에서 그들은 더욱더 베테랑 중독자가 되어 나올 뿐이다. 성교육을 하듯 마약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중독자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NA 모임을 찾아가라. "사회가 중독자를 왜 신경 써야 하냐"는 같은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세상이 이 모양이다." 

 

1) 마약 문제는 수감과 처벌이 아니라 '치료'와 '재활'이 답이다?

마약 중독자, 마약 사건을 처벌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은 타당하다. 재범률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동의한다. 어차피 한국은 허울뿐인 마약 청정국이고, 그 잘난 검거율은 공급책, 제조자 등을 잡아서 높이는 게 맞다. 알콜중독자나 허무한 범죄수사에도 세금은 쓰이고 있으니.

그렇다고 처벌을 없애서는 안 된다. 즐길 것 다 즐기고 재활하면 끝? 아직까진 고위층, 부유층, 유학생 등이 마약 사범의 주된 비율일 텐데, 어떤 꼴이 벌어질까? 아는 병원에서 완치 판정받고 합법적으로 즐기겠네? 이번 기회에 술만 처먹으면 범죄가 감경되는 병신 같은 알코올 관련 포함해 '심신 미약' 법규를 뜯어고친 다음, 빌스택스의 말대로 심신 미약 범죄자들은 나을 때까지 병원에 가둬놔야 한다. 거기서 재활에 성공하는 사람만 사회로 들어오는 게 맞아 보인다. 그리고 재범은 강력한 처벌. 정말로 처벌보다 치료가 도움이 된다면, 재범은 치료로도 갱생이 불가능한 중독자/범죄자이자 세금낭비인거잖아?

2) 빌스택스는 마약을 시도하는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창의성, 호기심, 엉뚱함 등을 예로 들었다. 중독자와 범죄자를 구분해야 한다면서 '커피든, 게임이든, 마약이든 누구나 중독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 빌스택스 뿐만 아니라, 마약의 합법화, 양성화를 주장하는 모든 이가 이런 개논리는 주장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치료와 재활의 필요성에 공감하다가도 이런 무식한 소리 때문에 호응할 수 없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마약을 허가하는 것은 아닌데, 그 나라들에서도 충분히 창의력을 뽐내는 예술가들이 나온다. 마약이 불법인 국가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독될만한 것의 중독성과 쾌락을 몰라서 안 하지 않는다. 재밌는 걸 알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제하며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인데, 이따위 논리는 이런 사람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마약에 손댄 것을 후회하고, 마약을 끊고 싶어 하는. 당연히 생소하고, 이를 평소에 생각해볼 일조차 없는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에게 '이기적이다', '공부해라'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떼쓰는 것에 불과하다. 굳이 마약에 손대고서 앞서 나가고 깨어있는 척하는 것에 불과하다. 

3) 빌스택스는 '당신의 가족이 마약 중독자라면?' 이라는 논리를.... 니가족충....

 '니가족충'을 진짜 혐오한다. "니네 가족이 중독자라면?" 이라는 말은 "니네 가족이 중독자/범죄자의 피해를 받는다면?" 이라는 논리로 바로 박살 가능하며, 빌스택스가 언급한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개같은 대화의 방식이다. 제발 이런건 좀... 끝.


추신. 인디고뮤직을 나온 이유가 snitch 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해서 정말 다행이다. 간지의 대명사인 빌스택스가 일름보라면 너무 슬프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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