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 (1818~1883) 


맑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폭로하는데 탁월했으나,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우리는 현재도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맑스의 사상을 알기 위해서는 시대적 흐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전근대가 상류층의 정치 권력 독점에 의한 신분 세습의 시대였다면,

근대는 이성의 시대, 그리고 부유층의 생산 수단의 독점에 의한 부의 세습의 시대였다. 

인간의 운명이 혈통보단 개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의해 개척되는 것이라고 보는 계몽주의가 전파되었고,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학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있던 시기였다. 

이런 점에서 전근대와 근대를 구분하는 지점은 프랑스 혁명이 적합하지 않을까.


계몽주의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을 가진다. 

1) 유토피아를 지향하고 

2) 흑백논리가 과잉되었으며 

3) 사회가 일정한 방향으로 진보한다고 생각하며 

4) 권력은 대중에게서 나온다고 봤다. 


계몽주의를 통해 전근대적 요소를 타파하면서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국민의 교육이 보편화 되고 생산력이 발전할 수 있었다. 계몽주의로 인해 생산력이 발전하고 자본주의 (근대 자유주의) 사회가 되었다. 계몽주의자들과 자본주의자들은 이성적 존재인 인간 개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기에, 국가의 개입과 간섭에 반대한다. 사유재산 보장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기에, 야경국가를 지향한다. 국가의 개입을 지양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민주주의로 이어진다. 따라서 근대 자유주의는 자유민주주의라고 불린다.


엄청난 속도의 생산, 사상, 문화의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욕망의 전시장이 된 사회에서, 과연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사회의 문제들을 통해 살펴보니 인간의 본성은 그저 이기적이고 저열하며 왜곡되었다. 또한 모든 인간이 이성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인간의 능력과 노력에도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들을 간과하면 필연적으로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앞에서 언급했듯 전근대가 상류층의 정치 권력 독점에 의한 신분 세습의 시대였다면, 근대는 이성의 시대, 그리고 부유층의 생산 수단의 독점에 의한 부의 세습의 시대였다. 사유재산이 상속되는 한, 기회의 균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 앞에서의 평등은 허울 좋은 메아리에 불과하다. 사유재산의 세습과 유지가 계몽주의와 반대된다고 본 이들이 있으니 바로 사회주의자들이다. 


자유주의는 "자유"를 중시하고, 사회주의는 "평등"을 중시한다. 근대 대중의 관심은 "평등" 이었고,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은 대중과 사상가들에게 인간은 합리적 존재였으므로, 모든 사회 문제의 기원은 불평등하고 불합리적인 사회 제도와 구조였다. 이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제일 먼저 없애야 할 대상은 사유재산과 자유경쟁이었다. 맑스가 사유재산과 자유경쟁을 축출하기 위해 전개한 사상의 흐름, 사상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자.


- 유물론


맑스는 사회의 지배 관념은 지배 계급의 관념이며, 개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 이라고 봤다. 그는 인류의 역사가 항상 사회적 생산관계의 모순에 대한 저항을 통해 생산력을 늘이면서 발전했다고 봤고, 당시의 자본주의 생산 관계는 "물질"과 직결되는 생산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봤다. 상품 시장 경제 체제는 인간의 노동력까지 파는 천박함의 산물인데 반해, 노동의 형태는 협업과 분업을 통해 철저히 사회적인 형태를 띄는 모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노동과 개인적인 소유의 모순이 인간 소외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사회적인 노동에 걸맞는 사회적 소유의 형태, 사회주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 자본주의 비판


맑스에 의하면, 자본주의는 다음과 같은 비판점을 가진다. 

1) 경제적 불평등과 태생적 모순 

2) 노동으로부터, 노동의 생산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창조적 능력으로부터 소외되는 인간 

3) 인간의 자유와 주체성의 상실 

4) 인간 관계가 거래 관계로 전락 

5) 인간이 돈을 위해 일할 뿐이며, 인간의 존엄성은 박탈되는 현상 


- 맑스 사상의 강점


1) 맑스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했고 비판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부분이 있다.

2) 인간의 노동 소외에 대해서 화두를 제시했다.

3) 노동자의 단결에 기여했고, 생산력과 경제적 계급 관계의 중대한 의의를 드러냈다.


- 맑스 사상의 약점


1) 소수의 자본가와 다수의 실업자, 그 간극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예측했다.

그러나 기계가 대신한 노동자들은 새롭게 발생한 일자리에서 일하게 되었다. 

노동자가 전문직, 단순직 등으로 세분화 되었고, 노동자의 단결이 어려웠다. 

자본가도 주식회사나 카르텔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자본주의의 탄력적인 적용성을 간과한 것이다.


2) 자본주의의 세계 지배는 노동자들의 불만을 심화시키고, 

사회주의 실현의 기반이 될 것이라 보았다. 

맑스에 의하면 프롤레타리아는 그야말로 잃을게 없을 때까지 착취 당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동자들 역시 생계와 가족, 일자리 안에서의 지킬 것이 늘어났고, 

이는 자본가에 대한 반발 대신 협상의 여지를 제공하였다.

또한, 노동자에게 선거권이 부여되고,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되면서,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수단으로 지위를 향상 시키려고 하게 되었다.


3) 사회주의는 '각자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받는 사회'를 지향하였다. 

인간 개개인은 창조적이고 전인적인 능력의 실현을 목표로 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질적 평등 역시 세속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러나 인간의 생래적 탐욕과 지배욕을 간과한 채, 인간을 지나치게 신뢰했다. 

이상은 이상일 뿐, 자본가의 지배가 없는 곳에서는 국가 권력이 민중을 지배하려는 모습이 반복되었고,

국민을 정치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사물만 공동으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관리자가 천사가 되는 정신 혁명이나, 직접민주제의 시행이 필요한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회주의의 구색이라도 갖추기 위해서는 전체주의가 필연적이었으며, 

전체주의는 다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확인과 반복되는 역사적 실패로 귀결될 뿐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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