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기반의 카페나 지식인에서 이미지 기반의 싸이월드와 인스타그램으로, 그리고 이젠 동영상 기반의 유튜브가 대세가 됐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아프리카 BJ가 자리잡는 시대가 왔고, 지하철과 버스, 길거리에서 사람들은 유튜브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영상 편집에 대한 수요와 관심도 늘고 있다. 굳이 유튜버나 전문 편집자를 꿈꾸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개인의 여행이나 일상을 영상으로 깔끔하게 남기고 싶은 사람을 위해 편집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설명을 해주고자 한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일정 수준 이상을 원한다면 반드시 고급 프로그램으로 시작하라는 것. 단순하게 사진들을 짜깁기하거나, 짧은 클립들을 짜깁기하고 배경음악이나 간단한 자막을 까는 정도는 이미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에서도 가능하다. 이왕 컴퓨터 프로그램을 쓰기로 결심했다면, 쉬운 길 보다는 어려운 길로 시작해서 이것저것 겪어보며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영상 프로그램은 영상의 퀄리티나 효과의 다양성 때문에 결국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 가게 되는데, 그 때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것 보다는 처음부터 좀 복잡해보여도 프로그램 하나를 잡고 파는 것이 결과적으로 쉬운 길이며, 성장의 가능성도 더 높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초, 중, 고급 구분은 내가 정한 임의의 기준에 불과하며, 간단한 프로그램으로도 얼마든 영상을 뽑아낼 수 있다!



1) 초급 - 곰믹스, 뱁믹스, 파워디렉터


이 프로그램들은 무료다. 곰믹스 > 뱁믹스 > 파워디렉터 순으로 쉽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들만 잘 버무려도 개인이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유튜브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곰믹스는 기본적인 컷 편집과, 간단한 자막과 효과가 가능한 매우 강력한 프로그램이다. 기본적으로 영상 편집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기에 '쉽고 단순하게' 영상을 편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추천한다. 고급 프로그램을 쓰면서도 스트리머의 1~2시간짜리 풀 영상을 뽑을 때 애용한다. 뱁믹스는 정해진 프레임들이 있어, 방송국의 예능 프로같은 효과를 흉내낼 수 있게 해놨는데, 쓸만한 자막이나 효과들은 거의 다 유료이며, 패키지를 통으로 사면 꽤 비싸다. 구비된 효과들이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 않았지만, 유명 유튜버들의 영상에도 종종 쓰이는 효과나 자막들이다. 파워디렉터는 효과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 여기서부터 조금 '본격적'인 프로그램 느낌이 드는데, 쓰다 보면 효과가 '싼 티' 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런 레벨에서 주는 화면전환이나 색상 보정 등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어서 디졸브 빼곤 거의 안 쓰게 된다. 그러나 이건 어느정도 고급 프로그램을 만진 뒤의 이야기고, 앞에서 얘기했듯 이걸로도 어떻게 쓰냐에 따라 괜찮은 영상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다! 사양도 타지 않기 때문에 그래픽카드도 없는 구형 PC로도 충분히 돌릴 수 있었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르던 초창기에는 고급 프로그램에서 헤매는 시간이 아까워서 이 프로그램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2) 중급 - 다빈치 리졸브, 베가스


다빈치 리졸브도 무료다. 그리고 장담컨대 어설프게 프리미어나 파이널컷을 쓰느니, 다빈치 리졸브만 잘 써도 유튜버 수준에서는 거의 모든 효과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타임라인이나 작업 인터페이스 등이 프리미어 등의 고급 프로그램과 상당히 유사하며, 영상 편집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프리미어를 살 돈이 없었을 때, 정말 유용하게 잘 써먹고, 영상 편집의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사양도 조금 좋은 사무용? 정도면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베가스는 유료다, 체험판도 쓸 수 있다. 뛰어난 기능에 비해서는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체감상 사양도 적게 타는 것 같다. (다빈치보다 더 똘똘한데 사양은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더 필요한?) 더 깊게 들어가서 세밀하고 복잡한 효과 등에 있어서는 고급 프로그램에 비해 일정부분 한계를 느끼게 된다. 또, 어도비 계열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하다면 프리미어는 물론 다빈치 리졸브에 비해서도 상당히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프리미어를 쓰게 된 이유도 이거였다.) 그러나 이 역시도 어느정도 고급 프로그램을 만진 뒤의 이야기며, 본격적으로 전문가가 되고 싶은게 아니라면 이 수준에서도 정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초급으로는 아쉬운게 있지만 쓰기 나름이고, 중급으로는 정말 충분하다! 초급에서 중급 사이의 간극이 중급에서 고급으로의 간극보다 훨씬 크다.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갈 때 복잡함과 어려움을 크게 느낀다. 중급까지만 넘어오면 고급으로도 넘어갈 수 있고, 적응하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3) 고급 - 프리미어 프로, 파이널컷 프로


100%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프리미어는 윈도우와 맥OS에서 모두 구동이 가능하고, 파이널컷은 맥OS에서만 구동 가능하다. 난 윈도우 기반이니까 프리미어를 썼다. 파이널컷 프로는 안 써봐서 뭐라 얘기할 수 없다. 아마 맥OS를 쓰는 전문가들이 많이들 쓰고 있으니 프리미어와 비슷한 위치가 아닐까 싶다. 프리미어는 유료고, 어도비에서 프로그램 구독을 하면 매월 정기결제로 이용할 수 있다. 프리미어를 쓸 정도면 어떤 식으로든 포토샵, 일러 등의 작업이 필요할텐데, 정기결제를 하면 어도비 프로그램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니 매우 좋다. 파이널컷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다빈치 리졸브나 베가스를 써 본 사람들이 '뭔가 부족한데' 하고 느낄 수 있었던 지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대신 유튜브를 열심히 보면서 공부해야 한다. 최고의 프로그램을 초급, 중급 수준으로만 쓰면 너무 아깝기도 하고, 오히려 더 후져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의 또 다른 장점은 애프터 이펙트와의 미칠듯한 연동이다. 같은 어도비 제품군이기 때문에, 애프터 이펙트에서 특수 효과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했을 때, 불러와서 작업한다든지, 타인의 템플릿을 적용하고 연동하기가 편리하다. (파이널컷이 애프터 이펙트와 어느정도 연동이 되는지는 모른다. 프리미어의 엄청난 장점이지, 프리미어'만'의 장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방송국에서 어떤 프로그램이나 툴을 사용하는지는 모르지만, 갑자기 PD가 되지 않는 이상 프리미어 프로만 잘 다뤄도 어디가서 '편집자' 소리 듣기 부끄럽진 않을 것이다. 프리미어와 파이널컷의 세계부턴 유튜브 강의도 많기 때문에, 누가 더 열심히 배우고 센스있게 다루느냐 차이다. 엄청 칭찬만 늘어놨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사양을 엄청 탄다는 것은 알아둬야 한다. 내 본체 사양은 i7-7700 / GTX1060 6GB / 16GB 인데도 한 시간 정도 작업하면 살짝 버벅일 때가 있다. 프리미어를 쓰기 시작하면 분명 어느정도의 투자가 요구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파이널컷을 제외하고 모두 내가 사용해봤고, 나는 초급부터 고급까지 저 순서대로 올라왔다. 거듭 말하지만, 영상의 퀄리티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쓰냐에 달려있긴 하지만, 이왕 쓸 거라면 고급 프로그램을 쓰자. PC의 사양이 좋지 않다면 중급의 프로그램들이라도 시작하자. 일종의 호환성을 높여 영상 편집을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목록에도 없는 '윈도우 무비 메이커'라는 기초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든 영상 덕분에 나도 영상 편집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당시 어떻게 해야할 지 전혀 감을 못 잡고 막막하게 검색하던 나를 기억하며, 그 때의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끝.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