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느즈막히 산에 갔다. 가을이 확실히 온거같긴 한데 아직 6시까지는 해의 기운이 남아있다. 몸이 크고 무거워서 달리기나 줄넘기가 힘든 나로서는 등산이 유일하게 심장에 시동을 걸 수 있는 운동이다. 걷는건 다리만 아프고 운동 효과도 없다고 하고.. 그래서 웬만해선 가파르고 낯선 길로 가보려고 한다. 올라갈 때 낯설면 힘도 더 든 느낌이다.

 

노인 한 명이 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왜 그러고 살까. 꼭 그 가족들이 피해를 보기 바란다. 혐오스럽다. 노인네를 보며 약간 의욕이 떨어졌지만 오늘도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보기로 했다. 어제 올라간 낯선 길의 중턱쯤에서 다른 갈래로 내려왔다. 태풍의 영향인지 거목이 쓰러져 있었고, 이끼도 많아서 잠깐 멈칫했다. 사진으로 찍으니 더내려오기 싫게 생겼다. 근데 내려왔다. 이 동네에 10년은 살았는데 상상도 못한 곳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오늘도 뭔가 배운 기분이다. 겁먹지 말자. 길이다.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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